
「2년 넘게 쓰려면 무기계약직으로 바꿔야 하니까 전환은 해 주되, 월급표는 정규직과 따로 갑시다.」 계약직 직원이 2년을 채워 갈 때 많은 회사에서 나오는 말입니다.
지금까지는 이렇게 해도 괜찮다고 여겨 왔습니다. 무기계약직은 계약 기간이 없는 직원이니 기간제법의 차별 금지 대상이 아니고, 그러니 정규직과 대우가 달라도 법적으로 문제없다는 계산이었습니다.
그런데 2025년 12월 서울고등법원이 이 관행에 제동을 거는 판결을 내렸고, 이 판결은 그대로 확정됐습니다. 이 글은 무엇이 바뀌었는지,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은 무엇인지, 무기계약직을 두고 있는 회사가 지금 점검할 것은 무엇인지를 정리합니다.
Q. 무기계약직은 원래 차별 금지 대상이 아니었나요?
기간제법은 2년을 넘겨 기간제 직원을 쓰면 그 직원을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보도록 합니다. 많은 회사가 이 시점에 직원을 무기계약직으로 바꾸면서, 계약 기간만 없애고 임금과 복리후생은 정규직과 따로 운영해 왔습니다. 이른바 「중규직」입니다.
기간제법의 차별 금지 조항은 기간제 직원과 단시간 직원을 보호합니다. 무기계약직은 계약 기간이 없으니 이 조항의 보호 대상에서 빠집니다. 그래서 회사들은 「무기계약직은 정규직과 달라도 된다」고 판단해 왔습니다.
이번 판결의 쟁점은 다른 법 조항이었습니다. 근로기준법 제6조는 성별, 국적, 신앙, 사회적 신분을 이유로 근로조건을 차별하지 못하게 합니다. 무기계약직이라는 고용 형태가 이 「사회적 신분」에 해당하는지가 다툼의 핵심이었습니다.
Q. 법원은 왜 무기계약직을 사회적 신분으로 봤나요?
법원은 사회적 신분이 꼭 태어날 때부터 정해지거나 평생 벗어날 수 없는 것이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봤습니다. 상당한 기간 계속될 수 있는 성질의 것이면 충분하다는 것입니다. 사회가 바뀌면서 나중에 얻은 지위나 바뀔 수 있는 지위도 포함하는 개념으로 넓어졌다는 설명입니다.
이어서 고용 형태는 근로조건을 일정한 범위로 정해 굳히는 힘을 가진 지위라서 사회적 신분이 될 수 있다고 봤습니다. 무기계약직은 법적 형식으로는 정규직과 같지만, 우리 사회에서 정규직과 비정규직 사이에 분명히 자리 잡은 고용 형태로서 일정한 사회적 평가가 따르는 지위라는 것입니다.
더 나아가 법원은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중간 처우를 받고, 정규직으로 옮겨 가기 어렵고, 정규직보다 낮게 평가받는」 직군까지도 사회적 신분에 해당할 수 있다고 봤습니다. 이름을 무기계약직이 아닌 다른 직군명으로 바꿔도 실질이 같으면 같은 판단이 나올 수 있다는 뜻입니다.
Q. 이제 무기계약직을 다르게 대우하면 모두 불법인가요?
아직 그렇게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대법원은 2023년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무기계약직의 지위가 공무원과 비교할 때는 사회적 신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봤습니다. 공무원은 헌법과 법률로 채용과 근로조건이 엄격히 정해지는 특수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공무원이 아닌 일반 회사나 공공기관의 무기계약직에 대해서는 아직 대법원의 명시적인 판단이 없고, 하급심 판단도 엇갈립니다. 이번 서울고등법원 판결은 당사자들이 상고하지 않아 그대로 확정됐기 때문에 대법원의 판단을 받지 않았습니다.
그러니 지금은 「불법이 확정됐다」도 「문제없다」도 아닌 상태입니다. 다만 같은 쟁점으로 다투면 이 판결이 근거로 인용될 수 있으니, 대법원 판단을 기다리며 손을 놓고 있기에는 위험이 큽니다.
| 구분 | 무기계약직과 비교한 상대 | 판단 |
|---|---|---|
| 대법원 2023년 전원합의체 | 공무원 | 사회적 신분 아님 |
| 서울고등법원 2025년 12월(확정) | 같은 회사 정규직 | 사회적 신분에 해당 |
| 그 밖의 하급심 | 일반 회사·공공기관 정규직 | 판단이 엇갈림 |
Q. 차별로 인정되면 회사는 어떤 부담을 지나요?
가장 큰 부담은 과거 차액입니다. 차별이 인정되면 그동안 덜 준 임금 차액을 소급해 물어 줘야 할 수 있습니다. 임금채권은 3년 동안 청구할 수 있어서, 무기계약직이 여러 명이면 금액이 금방 커집니다.
근로기준법 제6조를 어기면 500만원 이하의 벌금 대상이기도 합니다. 금액보다 더 큰 문제는 한 사람의 소송이 같은 직군 전체로 번진다는 점입니다. 같은 처우를 받는 직원 모두가 같은 주장을 할 수 있습니다.
직원 수십 명 규모 회사라도 사무 보조나 생산직 일부를 무기계약직으로 두고 월급표를 따로 운영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규모가 작다고 비켜 가는 문제가 아니라는 뜻입니다.
Q. 지금 무엇을 점검해야 하나요?
첫째는 하는 일을 실제로 나누는 것입니다. 차별인지 판단할 때 핵심은 비교 대상 직원과 본질적으로 같은 일을 했는가입니다. 정규직과 무기계약직의 업무가 섞여 있으면 분쟁의 표적이 됩니다. 직군 이름만 다르게 할 것이 아니라 업무 난이도, 권한과 책임, 목표 실적을 분명히 나누고 직무 기술서를 다시 정리하십시오.
둘째는 임금 차이의 합리적 이유를 갖추는 것입니다. 월급표가 다르다면 그 차이가 고용 형태 때문이 아니라 직무의 가치, 성과, 책임의 정도에 따른 것이라는 점을 객관적인 지표로 보여 줄 수 있어야 합니다.
셋째는 복리후생을 같이 주는 것을 검토하는 것입니다. 식대, 교통비, 명절 상여금처럼 하는 일과 상관없이 생활을 돕는 성격으로 주는 돈은 고용 형태를 이유로 차등하면 위법 판단을 받을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이 부분부터 통합 운영을 고려하십시오.
자주 묻는 질문
Q. 무기계약직도 기간제법으로 차별 시정을 신청할 수 있나요?
기간제법의 차별 시정은 기간제와 단시간 직원이 대상이라 계약 기간이 없는 무기계약직은 원칙적으로 해당하지 않습니다. 이번 판결은 근로기준법 제6조를 근거로 한 것입니다.
Q. 정규직과 무기계약직의 월급을 똑같이 맞춰야 하나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하는 일과 책임이 실제로 다르고 그 차이로 임금 차이를 설명할 수 있으면 됩니다. 문제는 같은 일을 하는데 고용 형태만으로 차이를 두는 경우입니다.
Q. 대법원 판결이 나오면 결론이 바뀔 수 있나요?
바뀔 수 있습니다. 일반 회사의 무기계약직에 대한 대법원 판단은 아직 없습니다. 판결이 나오면 그에 맞춰 다시 점검하셔야 합니다.
Q. 직원 수가 적은 회사에도 해당되나요?
근로기준법 제6조는 상시 직원 4명 이하 사업장에도 적용되는 조항입니다. 회사 규모와 상관없이 같은 일을 하는 직원 사이의 차등은 점검 대상입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정리한 것이며 개별 회사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직무 내용과 임금 체계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