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동분쟁이 길어지면 회사도 근로자도 지칩니다. 그래서 노동위원회 심문회의 전후로, 혹은 노동청 사건 중에 화해조서나 합의서를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 많이 하시는 생각이 「인터넷 양식에 향후 일체의 민·형사상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는 한 줄만 넣으면 끝」입니다.
실제 분쟁에서는 그 한 줄보다 합의 당시의 상황, 당사자가 무엇을 알고 있었는지, 정산 내역과 협의 과정이 더 무겁게 판단됩니다. 문구가 있어도 합의 대상과 권리의 범위가 흐리면 효력이 부정되거나 좁아질 수 있습니다.
오늘은 노동위원회 화해조서가 어떤 효력을 갖는지, 합의서가 뒤집히는 자리는 어디인지, 서명 전에 회사와 근로자가 각각 무엇을 확인해야 하는지를 정리합니다.
Q. 노동위원회 화해는 언제, 어떻게 이뤄지나요?
노동위원회는 부당해고 등 구제신청 사건에서 판정이 나오기 전까지 당사자의 신청을 받거나 직권으로 화해를 권고하거나 화해안을 제시할 수 있습니다(노동위원회법 제16조의3 제1항). 화해안을 만들 때는 양쪽 의견을 충분히 들어야 합니다.
당사자가 화해안을 받아들이면 노동위원회가 화해조서를 작성하고, 관계 당사자와 화해에 관여한 위원 전원이 서명하거나 날인합니다. 이렇게 작성된 화해조서가 재판상 화해의 효력을 갖습니다.
실무에서는 심문회의 당일 짧은 시간 안에 조건을 정하는 일이 흔합니다. 그 자리에서 처음 금액과 문구를 따지기 시작하면 놓치는 것이 생깁니다. 화해 가능성이 보이면 회의 전에 받아들일 수 있는 조건을 미리 정리해 두시는 것이 좋습니다.
Q. 「일체의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한 줄이면 충분한가요?
충분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최근 대법원은 퇴직 뒤 합의서를 썼더라도 최저임금 미달액과 퇴직금 차액에 대해 부제소합의가 당연히 성립하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부제소합의는 헌법상 재판청구권을 포기하는 중대한 합의라 엄격하게 해석해야 하고, 합의 당시 당사자가 그 대상 권리와 상황을 알았거나 예상할 수 있었어야 한다는 취지입니다.
특히 임금채권은 근로기준법 등으로 강하게 보호되므로, 근로자에게 불리한 권리 포기는 더 좁게 읽힙니다. 결국 서명이 있느냐보다 어떤 분쟁을 끝내려던 합의였는지, 권리가 구체적으로 특정됐는지, 예상 금액을 알고 있었는지, 실제로 서로 양보했는지, 합의금이 어떤 권리의 대가인지가 효력을 가릅니다.
회사 쪽에서 보면, 합의금을 주고도 같은 청구를 다시 받는 일이 여기서 생깁니다. 근로자 쪽에서 보면, 알지도 못한 권리까지 포기했다는 주장을 듣게 되는 자리도 여기입니다.
Q. 당사자와 분쟁은 어떻게 특정하나요?
기본이지만 실무에서 자주 빠집니다. 회사는 상호만 적지 말고 법인명, 법인등록번호나 사업자등록번호, 주소, 대표자를 적습니다. 근로자도 이름, 생년월일, 주소로 특정합니다. 법인 사업장인데 대표 개인을 당사자로 적거나 실제 사용자와 다른 상호를 적으면 합의 효력이 누구에게 미치는지부터 다툼이 됩니다.
본사와 지점, 원청과 하청, 개인사업자와 법인이 얽힌 사건이라면 누가 임금과 합의금을 줄 의무가 있는 당사자인지 먼저 확인합니다.
분쟁도 「근로관계에서 생긴 모든 문제」로 적으면 범위가 흐립니다. 문제가 된 처분, 임금청구 대상 기간, 다투는 수당과 퇴직금의 종류, 진행 중인 노동위원회·노동청·법원 사건을 적습니다. 임금체불이라면 기본급, 연장근로수당, 연차수당, 최저임금 차액, 퇴직금을 항목별로 나눕니다.
Q. 합의금은 어떻게 나눠 적어야 하나요?
합의하기 전에 근로계약서, 급여대장과 명세서, 출퇴근기록과 근무표, 통상임금 산정자료, 연차 사용내역, 퇴직금 산정자료, 취업규칙과 임금규정으로 예상 청구금액을 먼저 계산합니다. 통상임금이나 근로시간을 잘못 잡으면 잘못된 금액을 기준으로 합의하게 됩니다. 금액을 확정하기 어렵다면 어떤 항목과 산정방식에서 다툼이 있었고 각자 얼마를 주장했는지를 합의서나 별지에 남겨 둡니다.
| 항목 | 무엇인지 | 적어 둘 것 |
|---|---|---|
| 미지급 임금 | 받지 못한 기본 임금 | 대상 기간, 금액 |
| 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 | 가산 수당 | 산정 기준 시간 |
| 미사용 연차수당 | 쓰지 못한 연차의 수당 | 대상 연도, 일수 |
| 퇴직금 또는 차액 | 법정 퇴직금 | 평균임금 산정 기준 |
| 해고기간 임금상당액 | 부당해고 사건의 임금 상당분 | 해당 기간 |
| 위로금·분쟁 해결금 | 분쟁을 끝내는 대가 | 다른 항목과 구분 |
| 공통 | 세금·4대보험 | 세전인지 세후 실수령인지, 지연이자 포함 여부 |
항목이 섞여 「합의금 ○○만 원」 한 줄로 끝나면 세금과 4대보험 처리, 나중의 추가 청구에서 그 돈이 무엇의 대가였는지를 두고 다툼이 납니다. 세전인지 세후인지를 안 적으면 그 금액에서 세금을 떼는지, 세금을 뗀 뒤 그 금액을 주는지부터 갈립니다.
Q. 지급과 사건 취하는 어떤 순서로 정하나요?
부제소조항은 어떤 사건, 기간, 권리, 금액에 대해 청구하지 않기로 했는지 구체적으로 적어야 힘을 갖습니다. 그리고 그만큼 중요한 것이 이행 조건입니다. 아래 항목이 합의서에 들어가 있는지 보십시오.
자주 묻는 질문
합의서에 서명했는데 나중에 최저임금 미달액을 알게 됐다면요?
합의 당시 그 권리의 존재와 금액을 알거나 예상할 수 있었는지에 따라 달라집니다. 포괄적 포기 문구만 있다면 그 부분까지 유효하게 포기한 것인지 다툴 여지가 있습니다.
노동위원회 화해조서는 언제까지 쓸 수 있나요?
노동위원회법 제16조의3 제1항에 따라 판정·명령 또는 결정이 있기 전까지 화해를 권고하거나 화해안을 제시할 수 있습니다.
비밀유지 조항도 넣을 수 있나요?
넣을 수 있습니다. 다만 무엇을 누구에게 말하지 않는지, 어기면 어떻게 되는지를 구체적으로 적어야 나중에 다툼이 줄어듭니다.
회사가 준 양식에 서명만 하면 되나요?
양식이 사건의 근로관계, 청구 항목, 퇴직 사유, 진행 중인 절차를 담고 있는지 먼저 보십시오. 임금체불, 부당해고, 권고사직, 직장 내 괴롭힘, 산업재해는 합의서에 넣을 내용이 각각 다릅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정리한 것입니다. 합의의 효력은 사건의 경위와 문구, 정산 내역에 따라 달라지므로 서명 전에 개별 사안을 따로 검토받으시기 바랍니다.


